이 이야기에 영웅은 없습니다.

물대포가 꺼진 이유가 바로 이것때문이었군요 (펌)


처음에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전 21살입니다. 어머니는 44세 정도 되시겠네요.

한가지 단언할수 있는것은, 제가 촛불시위에 나간다고 하면 저를 방에 묶어서라도 못 나가게 막으실 분입니다.


어떠한 고귀한 행동이라도, 1%의 위험성이 있다면 막으실 분이 저희 어머니입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고, 설령 독립운동가라 할지라도 그들의 어머니는 '내 자식은 그래도..','다른 사람 많은데 어째서 우리 자식이 이걸 해야 해...'라는 생각을 가지셨을 겁니다.


나이 든 어머니는 보수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다치는 것을 몇번이나 보아왔고, 그로 인해 눈물흘리기도 했고, 혹시나 어디 놀러가서 다치지나 않을까, 남들 다 가는 오락실에 가서도 혹시나 불량배들에게 돈 뜯기지 않을까, 그런 정말로 아무래도 상관없고 사소한 일까지 모두 걱정하고, 그렇기에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어머니입니다.


전 너무나 잘 압니다. 제가 외동이기에, 저에게 쏟으셨던 그 애정을 너무나 잘 압니다. 제가 머리 다쳐서 기절하기 전에 정말로 놀란 얼굴로 절 업으며 뛰던 아버지, 집안 사정이 안 좋을 때 제가 손가락 좀 베었다고 그 쓸데없이 비싼 피자까지 사주던 어머니.


하지만 이번의 유모차맘들은 너무했습니다. 비행[非行]이 아닙니다. 실수[失手]입니다.

전 젊고 어리지만, 단언할수 있습니다. 저것은 젊은 시절의 치기이며, 당장 15년만 지나도 그때의 행동을 후회할 겁니다.

잘못했다는건 아니지만, 절대로 옳은 일도 아니며, 영웅으로 추앙받을 일도 아닙니다.


설령 촛불시위가 100%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고, 어떻다 해도 옳은 일이며,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는것이 최고의 범죄라고 해도..

아기를 데리고 촛불시위에 나가서는 안 되는 것이, 옳습니다.

어떤 말을 들어도 제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저것이 진리이며, 옳은 일입니다. 어머니이기에, 자식에겐 이기적이어도 됩니다.

설령 사형수의 어머니일지라도, 자기 아들은 죽지 않는걸 바라는 것이 어머니란 말입니다.....


무엇보다, 전 저 시위에 나간 수많은 중년들과 30대들을 더욱 비난하고 싶습니다.

자식이 있을테지요. 자식이 있음에도, 그 행동을 막지 않고 뭐 한 겁니까.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실행한 촛불시위 아닙니까. 머리로는 촛불시위의 의로움을 느끼고 있어도, 가슴으로는 아이를 데리고 빨리 집으로 가라고 호통쳐야 할 사람들이 아닙니까.


어떤 분이 전쟁터에 관한 비유를 드시더군요. 설령 내 자식이 국방의 의무를 다 해야 할지라도, 전쟁 중에 탈영한 자식을 욕할 어머니는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어머니는 자기 자식을 위해서라면 4천만명의 사람들과 맞서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이 어머니입니다. 전쟁터에 내모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되어야지, 어머니가 되어서는 안 된단 말입니다. 하물며 의무가 아닌 촛불시위에야,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있습니까.

의로운 행동과, 옳은 행동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같은 말이 아니란 말입니다.

by Sakiel | 2008/06/27 22:02 | Culturing | 트랙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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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살인귀의 무한지옥 at 2008/06/27 23:46

제목 : 설령 그 뜻은 옮더라도.....시위대가 조금씩 무서..
진짜 부모라고하면 이 정도는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뭐....... 이 이야기에 영웅은 없습니다. - Sakiel님 이글루에서 트랙백 언급하기에 앞서 저는 쇠고기의 자체규제와 현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 극렬 반대하는 입장이라는걸 밝혀둡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링크의 뉴스를 참조. 아마 시위대쪽은 저 어머니를 영웅시하면서 떠받들겠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저건 엄연히 자신의 아이를 방패로 사용한 겁니다. ......more

Commented by 月虎 at 2008/06/27 22:24
만약 나중에 제가 결혼해서 부인이 저런 행동을 하면 당장 갈라서자고 할겁니다. 애기의 생명을 뭘로 보는건지...
Commented by 으음 at 2008/06/27 22:32
물론 부모는 자식에게 가해질 해를 최대한 회피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만... 정신없는 혼란 상황도 아니고 그 상황에서 설마 정말로 아기에게 심각한 해가 가해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제가 너무 나이브한가요.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황도 아니고, 기껏해야 그 시점에서 가정되는 최악의 상황은 어머니와 유모차가 따로따로 여경들에게 통째로 들려나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어머니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리겠고 굳이 칭찬을 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다들 너무 앞장서서 안 좋은 상황, 위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그 어머니도 분명히 안 좋은 상황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고, 그에 맞추어 이렇게 되면 저렇게 해야 겠다-라고 대응책을 미리 생각해가지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Sakiel at 2008/06/27 22:37
공격적인 성향으로 말하는것 같지만, 나이브하신 것 맞습니다.

저런 수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공간에서, 굳이 경찰의 공격이 없더라도 저 복잡함 속에서 유모차가 누군가에게 깔릴 가능성이 공격당할 가능성보다 더 높으니까요.

제가 말했던 글과 같은 생각이지만, 안 좋은 상황이 떠오른다면 절대로 그 현장에 가지 말아야 하는 것이 어머니입니다. 밤에 안 좋은 꿈 꿨다고 노는 날에 밖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하시는 분이 어머니니까요.
Commented by 살인귀 at 2008/06/27 23:15
너무 기가막히군요. 이 무슨 어처구니 없는 짓인지....
Commented by Karl at 2008/06/28 00:07
저는 유모차가 아니라 어린애들 데리고 나가는 것도 마음에 안 듭니다. 물론 그 어린이들이 충분히 정보를 규합하여 충분한 지성을 가지고 자신이 택하여 나간 것이라면 그 의사를 존중해줘야 하겠지만 그런 가능성보다 안 그럴 가능성이 훨씬 높을거란 생각이 든단 말이죠.
Commented by D군-디지 at 2008/06/28 02:21
아이의 의지는 어떻게 된거냐는 둥 뭐라는 둥 따질 말은 많지만 사키엘님이 충분히 말하셨으니 더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응?)
절대로 생각하는게 귀찮아서가 아니에...

농담이고, 저도 사키엘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네요.
대충 원본 글도 봤지만 역시 저건 아닙니다.
의경들이 멈춰줬으니 다행이지, 만약 무시하고 진행했다면 저 가엾고 여린 생명은 어떻게 됐을까요?
설령 살아남게 되더라도 아이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Commented by 무설탕 at 2008/06/28 03:15
저희 어머니는 1%의 위험이라도 용납하지 않는 것은 비슷합니다만,
제가 위험한 데는 가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보내 주십니다.
어느 어머니나 자식의 안위를 걱정합니다. 그건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저 어머니가 무모했을 수는 있지요.
하지만 자식을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있으셨을 거고,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절대 그 아이에게 닥칠 미래를 막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아이의 의사라는 부분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아이가 태어날지 태어나지 않을지, 모유를 먹을지 분유를 먹을지 분유를 먹는다면 어떤 분유를 먹어야 할지도 다 아이에게 물어봐야지요. 그렇게 하면 어느 어머니가 자식을 키울 수 있을까요?

저는 저 어머니가 절대로 자식을 위험에 내몰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방패막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사실이 더 끔찍합니다.
Commented by 무설탕 at 2008/06/28 03:20
위험한 상황에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고 하시는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이는 지켜내겠다고 믿는 것이 모든 어머니의 기본적인 믿음입니다.
그것에 덧붙여지는 태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그 어머니는 그걸 믿으셨을 겁니다.
그 곳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도,
적어도 경찰에 의해서는, 위험한 상황이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Commented by Sakiel at 2008/06/28 13:34
덧글을 하나로 남겨주셨으면 좋았을 텐데...덧글달기가 좀 편하니까요.

먼저 '방패막이'라는 표현 자체는 좀 공격적인 단어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견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건 그 어머니들은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을 테니까요.

아이의 의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딱히 언급한 적이 없지만, 제 생각을 말해보자면 방금 언급하신 먹는 것과 촛불시위라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먹는 것과 입는 것, 자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행동이며 욕구이고, 아기가 그것을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자기 자식에게 좋은 것만 먹이려고 하고, 모유를 먹이지 못하는 것도 그만한 사정이 있기에 가능한 거구요.

하지만 촛불시위는 기본적인 행동이자 욕구가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필요 없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시민'이기 전에, '한 가정의 어머니'입니다. 국가보다 가정이 상위에 위치한다는 겁니다.

저건 당연한 행동도 아니며, 무엇보다 나갈 필요도 없습니다. 그 누구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아이가 다칠지도 모르니까 안 나갔다는데 그를 비난할 사람은 누가 있겠습니까. 좀 심하게 말하자면, 아기 어머니의 자기만족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이를 지켜낸다...라, 그건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나도 멀쩡하고 애도 멀쩡할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머니는 다쳐도 괜찮습니까? 아이의 충격은요? 어린 아이일수록 섬세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라도 자기 어머니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겠습니까? 하물며 나이가 찬 경우에는 더 할 거구요.

촛불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경찰을 믿지 않으면서, 정부를 믿지 않으면서, 어째서 아기는 공격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건가요. 무엇보다 못 볼 가능성은?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며,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 못 보고 그 유모차에 물을 쐈다면?

아니, 무엇보다 시위대가 넘어지며 유모차를 깔아뭉갤 가능성은? 그것이 훨씬 더 높습니다.

그러니까, 그 어머니들은 그렇게 믿었을지 몰라도, 그것이 제대로 된 행동인가? 하는 것은 아니란 겁니다. 한마디로. '철없다'라는 거구요.


개인적으로, 거기에 나간 아기들은 얼마나 불안했겠습니까? 매일 안락한 집 안에서 생활하다가, 사람들의 목소리를 수없이 듣고, 시끄럽고, 불안한 공기에, 살벌한 분위기에..아기라고 눈과 귀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기가 얼마나 울었을지 생각해 보지 않으셨습니까?
Commented by Laphyr at 2008/06/28 05:09
(무설탕님의 리플에 대해서) 경찰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위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번 촛불 역시 '만에 하나라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라는 것이 존재했기 때문에 타올랐던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만에 하나라도 시위대에 의해 깔리거나 다칠 확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아이를 데리고 유모차를 데리고 가는 것이 과연 옳은 행위일까요?

(본문에 대해서) 트랙백 원문에도 나와있고, 요즘 많이들 쓰시는 표현인데, '내 돈으로 낸 세금으로 어쩌구~' 이 대사 자체도 어이가 없기 그지없습니다. 원문을 작성하신 분은 당황하지 않고 저 대사를 또박또박 말한 것이 아주 잘한 것인냥 표현해두셨는데..
그렇게 따지면 차가 쌩쌩 달리는데 유모차 끌고 차도를 건너면서도 마찬가지 대사를 할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런 식으로 세금 국민 운운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요즘같은 추세에 이렇게 확고한 성향의 글을 올리실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신듯. 요즘엔 워낙에 무개념 비로그인 악플이 난무하는지라, 아무리 마이너라도 이런 문제는 조심할 수 밖에 없더군요.
Commented by 무설탕 at 2008/06/28 18:08
모든 리플에 대해서 다는 답변입니다.

다 집어치우고서라도, '무엇이 아이를 위한 것인가' 에 대해선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사키엘님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 어머니가 생각하기에 [물리적인 안전>아이(국가)의 미래] 였다면 '당연히' 아이를 데리고 나가지 않으셨겠지요. 저나 사키엘님이나 어머니가 되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심정은 모릅니다. 저는 스무 살이고, 어머니는 44살정도 되셨겠네요. 하지만 제 생각과 사키엘 님의 생각이 다르듯이 모든 어머니들의 생각은 다른 겁니다. 그리고 전 어머니가 아이를 [지켜 내겠다]고 한 행동에 대해 타인이 뭐라 평가할 자격은 절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험으로 따지자면,일단 집 밖으로 나가면, 아니 집 안에 있더라도 어느 정도의 위험은 항상 존재합니다. 항상이요. 물론 시위 현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시위대가 광분하여 유모차를 깔고 지나갈] 확률보다 [집앞 골목에 나왔더니 웬 오토바이가 유모차를 치고 지나갈] 확률이 더 높습니다. 갑자기 격해진 건 진압이지 시위대가 아닌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이런 어머니가 있고, 저런 어머니가 있습니다. 저도 저 어머니를 비롯한 모든 어머니들이 더이상 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위 현장은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고, 위험해지고 있고, 이제 아이들이 나올 만한 상황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황이 그런 것이고, 시위 현장 자체가 애초부터 아이들이 나오면 안 될 상황이 아니었잖습니까. 시위 현장이 시끄러운 걸로 치자면 사람들의 소음은 놀이동산이 더하고, 차가 다니느니 어쩌느니 하신다면 어릴 때 매일같이 부모님 따라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 갔던 전 학대받고 자란 아이인가 봅니다.

제가 저 어머니의 행동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적어도 저 어머니가 [경찰에 의한 위험한 상황]을 막아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는 행동입니다. 무모한 행동, 맞습니다. 다만 어미가 아이를 방패막이로 삼았느니 애를 이용했느니 하는 말에 화가 났을 뿐이지요. 그리고 [더 과격해지는 시위현장]에 어린아이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기도 합니다. 그것보다 [아이들이 나와도 괜찮을 시위현장]을 경찰이 보장해주는 게 먼저겠지만, 지금으로선 지나치게 기대를 거는 행동인 것 같군요.

그러나 아이들을 [시끄러운] 시위 현장에 데려가는 게 부모로서 못할 짓이라는 말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시끄러운 걸로 따지면 어린이대공원이 더 시끄럽고 공기도 나쁘고 냄새도 심하지만 아무도 어린이대공원에 아이를 데려가는 부모를 욕하지 않습니다.


급하게 쓰느라 횡설수설했는데 이해가 안 가셨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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